신흥 경제국 디지털 화폐(CBDC) 도입 경쟁 현황

신흥 경제국 디지털 화폐(CBDC) 도입 경쟁 현황

최근 몇 년간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 경제국들은 금융 포용성 제고, 달러 의존도 완화, 결제 효율성 증대 등을 목표로 CBDC 연구·파일럿 단계에 돌입했습니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DCEP)’은 2020년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이미 수백만 명이 사용해 본격 화폐 실험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디지털 위안은 모바일 앱을 통해 송금·결제·교통카드 기능을 통합했으며, 정부는 지정 상점, 교통 카드 충전, 공공요금 납부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테스트 중입니다. 디지털 위안 효과 분석 결과, 거액 송금 시 수수료 절감과 송금 속도 향상, 현금 회수 비용 절감 등 긍정적 성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인도는 ‘디지털 루피’ 도입을 검토하며, 금융 포용 확대와 세금 탈루 방지를 주요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방대한 인구를 고려할 때 은행 계좌가 없는 국민에게도 디지털 결제 수단을 제공할 수 있어 현금 의존도를 줄이고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됩니다. 인도 중앙은행(RBI)은 지난 몇 차례의 파일럿을 거쳐 은행과 핀테크를 연계한 디지털 루피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른 신흥국도 자체 파일럿 프로그램을 가동했습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디지털 헤알’을 통해 소액 결제 간소화와 농촌 지역 금융 서비스 확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고, 남아공은 금융 소외 계층을 포함한 전국민 대상 결제 효율성 제고와 금융 안정성 강화를 목표로 합니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해진 이유는 글로벌 결제 시장의 주도권 확보와 지정학적 금융 패권 다툼 때문이기도 합니다. 선진국의 디지털 달러·디지털 유로와 맞물려 신흥국들이 자국 디지털 화폐를 안정적으로 운영·수출할 수 있느냐가 향후 국제 금융 질서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결국, CBDC 도입 경쟁은 기술력, 규제 역량, 국제 협력 네트워크 등 다차원 경쟁력의 시험장이나 다름없습니다. 각국 중앙은행은 디지털 화폐의 법적·기술적 안전성을 확보하고, 민간 부문과 협업해 사용자 친화적 생태계를 조성해야만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