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과 동시에 첫 자취를 시작했던 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예산은 한정되어 있었고, 작은 원룸에 짐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인테리어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초기에 IKEA 저가형 가구를 조립하다가 서랍장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가 났죠. 조립 설명서를 제대로 읽지 않아 나사와 볼트를 헷갈린 탓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실패가 오히려 값진 수업이 되어 주었습니다. 다음에는 조립 전 모든 부품을 하나씩 검수했고, 공구도 드라이버 여러 규격을 준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친구의 도움을 받아 벽 선반을 설치했는데, 마침내 책과 화분을 예쁘게 진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가장 뿌듯했던 건 LED 무드등 설치였습니다. 인터넷 강의를 보며 전기 공사 없이 콘센트만으로 연결 가능한 키트형 무드등을 선택했는데, 생각보다 설치가 간단했습니다. 스티커식 케이블 가이드로 선을 정리하고, 무드등을 켜자 방 안이 따뜻한 주황빛으로 물들었습니다.
한편, 실패담도 잊을 수 없습니다. 저렴한 커튼을 달아보려다 커튼 봉이 벽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천장이 요동친 사건이 있었죠. 이때는 무조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겠다고 깨달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방 하나를 꾸밀 때는 ‘스스로 할 것’과 ‘맡길 것’을 명확히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첫 자취방 꾸미기는 예산 관리, 시간 배분, 기술적 시행착오를 경험하게 해 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작은 공간 안에서 나만의 취향을 살리는 과정은 분명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컸습니다. 내 집 같은 편안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결과였죠.
Posted in개인 이야기
내 손으로 첫 자취방 꾸미기: 실패와 성공 에피소드
